[총선, 경제통이 뛴다③] 김현준 전 국세청장 "국격에 맞는 조세 정책 만들겠다"

입력 2024-01-15 15:40   수정 2024-01-17 13:56



"조세 분야는 조금만 법을 잘못 건드려도 피해를 보는 국민이 생깁니다. 큰 틀에서 볼 줄 아는 전문가가 국회에도 필요한 이유죠."

오는 4월 총선에 도전장을 낸 김현준 전 국세청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선진국 수준에 걸맞는 합리적인 조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청장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의 험지'로 불리는 수원(수원갑)에 출사표를 냈다. 그는 최근 저서 <우리 모두가 잘사는 나라를 꿈꾼다>의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수원 수성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전 청장은 베테랑 세무 관료 출신이다. 35회 행정고시에 최연소 합격하고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을 지냈다. 2021년부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역임해 토지·부동산 정책에도 밝다는 평가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정부 때 각각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조세 분야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회 내 전문가가 드물다는 게 그의 얘기다. 김진표 국회 의장 정도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들다. 김 전 청장은 "조세는 기계적으로 손질하면 과세 형평성이 어긋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입법이 매우 정교하는 분야"라며 "제도 악용 가능성을 포함해 큰 틀에서 볼 수 있는 전문가가 국회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에 입성한다면 조세 정책을 선진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김 전 청장은 "법인세율이 높아 한국 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저해되고 있다"며 "기업의 국내 투자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법인세율 인하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평균(22%)을 웃돈다. 당초 지난해 정부는 이를 22%까지 낮추는 세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부자 감세' 논란 등으로 사회적 논의가 멈춰서 있는 상속세 개편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50%)은 OECD 평균(15%)을 훌쩍 넘어서는 것은 물론 선진국에서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개인의 근로 및 자산 형성 의욕이 떨어지게 하는 수준의 세율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은 △소득세 과세 표준 조정 △유산 취득세 도입 △가업 승계 공제 강화 등을 필요한 제도로 꼽았다.

김 전 청장은 "세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겠지만, 점진적으로 세율을 인하하면서 다른 세입 기반을 넓혀가는 게 옳다고 본다"며 "암호화폐 거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켓 등 '그림자 시장'을 면밀히 들여다 보고, 역외 탈세에 대해서도 강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거 복지를 위한 정책도 다양하게 구상 중이다. 김 전 청장은 "LH 재직 시절 경험을 통해 주택 공급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됐다"며 "인구는 줄어도 1인 가구와 신혼 부부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일정하고 꾸준한 공급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이나 신혼부부,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은 공공에서 꾸준히 공급하고, 매매용 주택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물량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주거 분야에 조금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사다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통' 답게 출마 예정 지역인 수원에서도 피부에 와닿는 일자리 관련 정책으로 호소할 계획이다. 북수원 지역에 바이오·소프트웨어 산업단지를 조성해 고부가 가치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다. 또 수원 소재의 아주대·성대 등 인재와 연계해 산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하겠다고 했다.

김 전 청장은 "고등학교를 수원에서 나왔지만 40년이 넘어도 도시가 크게 변하지 않은 걸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기업이 떠나고 도시가 상대적으로 낙후된 '베드타운'에 머무르고 있는 수원의 정체성을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정소람/사진=이솔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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